🎯 농촌 계절노동자 착취의 민낯 — 여권 압수부터 임금 갈취까지
여권을 빼앗기고, 임금의 절반을 브로커에게 뜯긴다 — 대한민국 농촌의 불편한 진실
여권을 빼앗겼다. 임금의 상당 부분을 브로커에게 뜯겼다. 귀국 보증금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예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것은 20세기 이야기가 아니다. 2025~2026년 대한민국 농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양구 필리핀 노동자 90명, 2억 원의 임금이 사라졌다 2025년 강원도 양구군에 들어온 필리핀 계절노동자 약 90명은 총 2억 원가량의 임금을 체불당했다. 이들은 합법적인 계절근로 비자(E-8)를 받고 입국했지만, 도착하자마자 현실은 계약서와 달랐다. 약속된 임금은 제때 지급되지 않았고, 일부는 숙소비·식비 명목으로 과도한 금액이 공제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런 사례가 양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남 고흥군의 굴 양식장에서도 유사한 인권침해 사례가 적발됐고, 법무부가 직접 피해 구제에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여권을 빼앗겼다. 임금의 상당 부분을 브로커에게 뜯겼다. 귀국 보증금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예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것은 20세기 이야기가 아니다. 2025~2026년 대한민국 농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양구 필리핀 노동자 90명, 2억 원의 임금이 사라졌다
2025년 강원도 양구군에 들어온 필리핀 계절노동자 약 90명은 총 2억 원가량의 임금을 체불당했다. 이들은 합법적인 계절근로 비자(E-8)를 받고 입국했지만, 도착하자마자 현실은 계약서와 달랐다. 약속된 임금은 제때 지급되지 않았고, 일부는 숙소비·식비 명목으로 과도한 금액이 공제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런 사례가 양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남 고흥군의 굴 양식장에서도 유사한 인권침해 사례가 적발됐고, 법무부가 직접 피해 구제에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브로커라는 이름의 중간 착취 구조
계절노동자 착취의 핵심에는 인력 송출 중개인, 즉 브로커가 있다. 이들의 수법은 체계적이다.
- 여권 압수: 입국 직후 여권을 빼앗아 노동자의 이동의 자유를 원천 차단한다. 여권법 제12조는 타인의 여권을 부당하게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관행처럼 이뤄진다
- 임금 갈취: 근로계약에 없는 '중개 수수료' 명목으로 임금의 상당 부분을 떼어간다. 사실상의 강제노동(ILO 강제노동협약 제29호 위반) 구조다
- 귀국보증금 예치: 이탈을 막기 위해 큰 금액의 귀국보증금을 요구한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에 위반될 수 있다
- 정보 차단: 한국어에 어둡고 국내 고용 사정에 무지한 노동자의 약점을 이용해 권리 구제 정보를 차단한다
근로기준법의 거대한 구멍 — 제63조
농촌 계절노동자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법률의 사각지대다. 근로기준법 제63조는 '토지의 경작·개간, 식물의 식재·재배·채취 사업, 그 밖의 농림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해 근로시간·휴게·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 때문에 농업 노동자는 하루 8시간, 주 52시간이라는 법정 근로시간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일해도,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이 예외 조항은 농업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만들어졌지만, 외국인 계절노동자에 대한 착취의 법적 빌미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최저임금법은 농업 분야에도 적용된다. 2026년 최저시급 10,030원 미만으로 임금을 지급하면 이는 명백한 위법이다. 또한 임금 지급의 4대 원칙(통화불, 직접불, 전액불, 정기불)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업종 구분 없이 적용된다.
법무부, 드디어 움직이다
2026년 1월, 법무부는 계절근로자 인권침해 예방 및 피해 구제를 위한 전담 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핵심 대책은 다음과 같다.
- 전담 조사관 배치: 출입국 관서에 불법 브로커 단속 전담 조사관을 두고, 형사처벌 조항을 실효적으로 집행한다
- 중앙전문기관 역할 강화: 계절근로자 선발 단계부터 브로커 개입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 피해 신고 채널 확대: 다국어 상담 및 신고 체계를 강화한다
또한 2025년 10월 시행된 '상습 임금체불 근절법'에 따라, 상습·고액 체불 사업주는 피해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계절노동자처럼 사업주와의 관계에서 약자인 노동자들에게 특히 의미 있는 변화다.
실무에서 반드시 확인할 사항
- 농업 사업주: 여권 압수는 여권법 위반이자 인신매매에 해당할 수 있다. 브로커를 통한 인력 조달 시 불법 수수료 징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지자체 담당자: 계절근로자 사업의 관리·감독 의무가 있다. 근로계약 이행 여부, 숙소 환경, 임금 지급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 임금 체불 시 대응: 노동청 진정(근로기준법 제109조), 체불 임금 소액재판 청구, 출국만기보험 수령 등 복수의 구제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
- 재입국 문제: 임금 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가 비자 만료로 출국하면, 재입국해서 임금을 받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 출국 전 체불 임금 확인서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외면하는 사람들
한국 농업은 고령화와 인력난으로 외국인 계절노동자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2023년 기준 계절근로자는 전체 이주노동자의 약 8%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 농업의 필수 인력이지만, 법과 제도의 보호에서는 가장 먼 곳에 있다.
여권을 빼앗기고, 임금을 갈취당하고, 하루 16시간씩 일하면서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노동법의 사각지대' 문제다. 법의 보호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착취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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