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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2026년 4월 1일판례 분석팀

🎯 수습기간 끝나고 해고했더니, 부당해고라고요?

같은 수습 해고인데 이긴 회사 vs 진 회사, 그 차이는 딱 하나였다

그런데 노동위원회에서 돌아온 결과는 "부당해고"였다. 회사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수습기간이라는 게 원래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기간'이 아닌가? 그런데 왜 부당해고가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수습기간 해고(본채용 거부)는 일반 해고보다 사용자에게 넓은 재량이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자유롭게 내보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은 같은 '수습 해고'인데 결과가 갈린 실제 사건들을 비교해본다.

#수습해고#본채용거부#부당해고#서면통지#수습기간#근로기준법

3개월 수습이 끝났다. 평가 결과는 '불합격'. 회사는 당연히 본채용을 거부했다.

그런데 노동위원회에서 돌아온 결과는 "부당해고"였다. 회사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수습기간이라는 게 원래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기간'이 아닌가? 그런데 왜 부당해고가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수습기간 해고(본채용 거부)는 일반 해고보다 사용자에게 넓은 재량이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자유롭게 내보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은 같은 '수습 해고'인데 결과가 갈린 실제 사건들을 비교해본다.

사건 1: 광주 도로관리 회사, 본채용 거부했다가 뒤집힌 사건

광주의 한 도로 유지관리 용역회사. 종전 회사에서 넘어온 직원과 3개월 수습 근로계약을 맺었다. 수습기간이 끝나자 회사는 "무단결근 5일, 초번 근무 거부, 평가점수 70점 미만"을 이유로 본채용을 거절했다.

사유만 보면 해고가 정당해 보인다. 그런데 법원은 달랐다.

이 직원은 1세와 6세 자녀를 혼자 양육하고 있었다. 초번 근무(오전 7시~오후 3시)와 공휴일 근무가 보육과 정면으로 충돌했던 것이다. 법원은 "회사가 양육 상황을 배려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규정만 적용해 근로와 양육 중 택일을 강요했다"며 본채용 거절을 무효로 판단했다(서울행법 2018구합50376, 2019.3.21. 선고).

핵심은 이것이다. 규정 위반이 있었더라도, 그 위반이 불가피한 사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회사가 대안을 모색했는지를 본다. '일-가정 양립'이라는 법 취지까지 고려한 판단이었다.

사건 2: 수습평가 기준 없이 "불합격" 통보한 회사

또 다른 사건. 회사가 수습직원에게 본채용을 거부하면서 이렇게 통보했다. "수습기간 중 업무능력, 태도, 기타 실적 등을 고려할 때 본채용에 불합격되었습니다."

문제는 뭘까? 첫째,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능력이 부족했는지 특정하지 않았다. 둘째, '태도'와 '실적'이 무엇인지 기준이 없었다. 셋째, 수습기간 중 평가를 실시한 적도, 피드백을 준 적도 없었다.

대법원은 2015년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시용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취지만 기재한 통지서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선언한 것이다(대법원 2015.11.27. 선고 2015두48136). 수습 해고라 해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에 명확히 적어야 한다는 법리가 확립됐다.

중노위 역시 같은 기조다. 수습평가 기준을 사전에 공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채용을 거부한 사건(중노위 2001부해32, 2001부해33, 2001.5.14.)이나, 수습기간 자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상적 사유로 해고한 사건(중노위 2002부해288, 2002.7.25.)은 모두 부당해고로 판정됐다.

그렇다면, 수습 해고가 정당하게 인정된 사건은?

반대로, 회사가 이긴 사건들도 있다. 패턴이 뚜렷하다.

사건 A. 당직지배인이 손님에게 폭언과 협박을 한 사건. 수습기간 중 발생한 행위로 본채용을 거부했고, 중노위는 이를 정당하다고 판정했다(중노위 2001부해199, 2001.7.2.).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비위행위가 있었다.

사건 B. 상사 지시를 반복적으로 불이행하고, 잦은 지각으로 성실의무를 위반한 수습직원. 이 역시 본채용 거부가 정당하다고 인정됐다(중노위 99부해626, 2000.1.21.). 구체적인 근태기록과 지시 불이행 사례가 문서화되어 있었다.

사건 C. 종합평가를 실시해 기준 점수 미달로 해고한 사건(중노위 99부해64, 1999.4.8.). 사전에 평가기준이 고지되어 있었고, 평가 결과도 기록으로 남겨져 있었다.

승패를 가른 핵심: "기준-기록-서면" 3박자

이긴 사건과 진 사건을 비교하면, 차이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 기준이 있었는가: 수습평가 기준을 사전에 마련하고 직원에게 고지했는가
  • 기록이 있었는가: 수습기간 중 업무수행 상황, 근태, 피드백을 문서로 남겼는가
  • 서면으로 통지했는가: "수습 만료로 종료"가 아니라, 구체적 사유를 특정해 서면으로 교부했는가

진 회사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평소에 아무 말 안 하다가, 수습 끝나는 날 갑자기 불합격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법원과 노동위는 이런 태도를 좋게 보지 않는다.

이긴 회사들은 달랐다. 수습기간 내내 기록을 남겼고, 문제가 있을 때 피드백을 줬으며, 최종적으로 구체적 사유를 적시한 서면을 교부했다.

실무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

  •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과 본채용 거부 가능성을 명시했는가
  • 수습평가 기준(업무역량, 근태, 팀워크 등)을 사전에 서면으로 고지했는가
  • 수습기간 중 월별 평가와 피드백을 실시하고 기록했는가
  • 본채용 거부 시 "무단결근 O일, 업무 미숙 사례 O건" 등 구체적 사유를 적시했는가
  • 해고사유와 해고시기가 기재된 서면통지서를 수습기간 종료 전에 교부했는가
  • 3개월 미만 수습이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서면통지 의무)는 적용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가

한 줄 정리

수습 해고는 일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되지만, "기준 없이, 기록 없이, 서면 없이" 내보내면 십중팔구 부당해고다. 수습기간은 '해고가 쉬운 기간'이 아니라, '평가를 증명해야 하는 기간'이다.

관련 법조항: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의 제한),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대법원 2015두48136, 대법원 2006두6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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