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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2026년 3월 28일뉴스룸

🎯 노사정 대표가 27년 만에 한 테이블에 앉았다 — 이번 사회적 대화, 진짜 달라질 수 있을까

경사노위 1기 출범 후 첫 정례회동, 민주노총은 빈 의자로 남았다

1998년 이후 처음, 노사정이 다시 마주 앉았다 3월 26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네 사람이 모였다.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이 네 사람이 같은 테이블에 앉은 건,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노사정 대타협'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명칭은 '제1차 노사정 대표 만남'. 격식 없는 조찬 형식이었지만, 무게감은 가볍지 않았다. 김지형 위원장은 "서로의 입장을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건설적 대화의 장이자, 사회적 연대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했다. 왜 지금, 다시 사회적 대화인가 한국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노사정위원회가 출범해 정리해고제 도입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교환하는 대타협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이후 27년간, 뚜렷한 성과를 낸 적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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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이후 처음, 노사정이 다시 마주 앉았다

3월 26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네 사람이 모였다.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이 네 사람이 같은 테이블에 앉은 건,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노사정 대타협'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명칭은 '제1차 노사정 대표 만남'. 격식 없는 조찬 형식이었지만, 무게감은 가볍지 않았다. 김지형 위원장은 "서로의 입장을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건설적 대화의 장이자, 사회적 연대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했다.

왜 지금, 다시 사회적 대화인가

한국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노사정위원회가 출범해 정리해고제 도입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교환하는 대타협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이후 27년간, 뚜렷한 성과를 낸 적이 거의 없다.

노사정위원회는 2018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간판을 바꿨고, 계층별 위원회를 두는 등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코로나19 때 위기극복 대타협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 한계는 반복됐다. 정부 정책 관철의 들러리라는 비판, 합의해도 이행이 안 된다는 불신, 그리고 가장 큰 문제인 민주노총의 장기 불참이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27년째 복귀하지 않고 있다. 조합원 수 기준으로 한국 최대 노총이 빠진 사회적 대화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경사노위 1기, 이번엔 뭐가 다른가

이번 정부는 접근 방식을 바꿨다. 3월 19일 경사노위 1기가 공식 출범하면서 '노사정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불과 7일 만에 첫 정례회동을 성사시켰다. 속도가 빠르다.

테이블 위에 올라온 의제도 과거와 다르다. 단순한 임금이나 근로시간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에 관한 것들이다.

  • 노동시장 이중구조 —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복지 격차가 OECD 최악 수준이라는 점
  • AI·산업 전환 —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노사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 인구구조 변화 —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이민 정책
  • 산업안전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줄지 않는 산업재해 대응

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 제1조는 이 기구의 목적을 이렇게 규정한다. "근로자·사용자 등 경제·사회 주체 및 정부가 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고용노동 정책 및 이와 관련된 경제·사회 정책 등을 심의·협의"하는 것. 법 조문대로라면 이 기구는 단순 자문이 아니라, 정책 결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민주노총이라는 빈 의자

이번 회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민주노총의 부재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경사노위의 구조가 정부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왔다"며 불참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김지형 위원장은 취임 직후 민주노총 산별노조를 직접 방문해 "신뢰를 쌓으려면 대화부터"라고 손을 내밀었다. 민주노총과 경사노위의 공식 접촉은 26년 만이었다. 민주노총도 경사노위 참여 대신 정부와 '노정 협의체'를 별도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지형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참여가 사회적 대화의 전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없이도 대화를 진행하되, 문은 항상 열어두겠다는 뜻이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사회적 대화가 본격화되면, 직장인과 사업주 모두에게 직접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체크해둘 사항을 정리한다.

  1.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논의가 임금체계에 미치는 영향 —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연공급(근속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오르는 임금) 체계를 직무급·성과급으로 전환하는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인사담당자라면 자사 임금체계의 현주소를 점검해둘 필요가 있다.
  2. AI 전환 관련 직업훈련·전직지원 정책 — 노사정 합의로 AI 시대 직업훈련 예산이 확대되거나, 업종 전환 지원금이 신설될 수 있다. 특히 제조업·금융업 종사자라면 관련 동향을 눈여겨봐야 한다.
  3. 업종별·지역별 사회적 대화 확대 — 경사노위는 중앙 차원뿐 아니라 업종별·지역별 대화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건설, IT, 물류 등 업종별 노사 현안이 별도 테이블에서 다뤄질 수 있다.
  4.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과의 시너지 — 3월 10일 시행된 노란봉투법으로 원청의 교섭 의무가 확대된 상황에서, 노사정 대화가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의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

이번엔 정말 다를 수 있을까

솔직히, 회의적 시각이 많다. "한국의 사회적 대화와 노사정 합의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제목의 학술 논문이 나올 정도로, 실패의 역사가 길다. 가장 큰 이유는 상호 신뢰의 부족이다. 합의해도 이행하지 않고, 이행하지 않아도 책임을 묻지 않는 구조가 반복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건이 좀 다르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사관계의 기본 규칙이 바뀐 상태에서, 노사 모두 새 규칙에 대한 해석과 적용 방향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AI 전환이라는 전대미문의 변수도 있다. 노사 어느 쪽도 혼자서는 대응할 수 없는 문제다.

1998년의 대타협은 외환위기라는 절박함이 만들어냈다. 2026년에도 비슷한 절박함이 있다면, 그건 아마 "이대로 가면 한국 경제가 저성장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공통 인식일 것이다. 노사정 대표 만남이 조찬 회동에서 끝날지, 아니면 실질적 대타협의 씨앗이 될지는 앞으로 6개월이 관건이다.

다음 정례회동은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27년 만에 다시 켜진 대화의 불씨가 꺼지지 않으려면, 이번에는 '합의한 것을 반드시 이행한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결국 사회적 대화의 성패는 테이블에서가 아니라, 테이블을 떠난 뒤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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