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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2026년 4월 3일위너스 에디터

🎯 원청도 사용자다 — 개정 노조법 첫 적용, 충남지노위가 연 교섭의 문

노란봉투법 시행 24일 만에 공공기관 4곳의 하청 노조 교섭 의무 인정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면, 원청은 "우리는 고용주가 아니다"라며 문을 닫아왔다. 수십 년간 반복된 이 장면이, 2026년 4월 2일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공공기관 4곳에 대해 하청 노조의 교섭 상대방, 즉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하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개정 노조법(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 24일 만의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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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면, 원청은 "우리는 고용주가 아니다"라며 문을 닫아왔다. 수십 년간 반복된 이 장면이, 2026년 4월 2일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공공기관 4곳에 대해 하청 노조의 교섭 상대방, 즉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하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개정 노조법(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 24일 만의 첫 사례다.

개정 노조법은 '사용자'를 어떻게 다시 정의했나

핵심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의 후단 신설이다. 기존 조문은 사용자를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만 정의했다. 여기에 2025년 9월 9일 개정, 2026년 3월 10일 시행된 후단이 추가되었다.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

이 문장의 원형은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이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개정법은 이 판례 법리를 조문에 명문화한 것이다.

법 조항으로 들어오면서 달라지는 것이 있다. 판례만으로는 개별 사건에서 매번 '실질적 지배력'을 다퉈야 했지만, 이제는 법률상 추정의 근거가 생겼다.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 판단을 하는 데 있어 보다 적극적인 해석이 가능해진 셈이다.

충남지노위 판정(2026.4.2.)이 보여주는 것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회는 2026년 4월 2일, 공공연대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한 공공기관 4곳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대상 기관은 다음과 같다.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 한국원자력연구원
  • 한국자산관리공사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충남지노위는 용역계약서 및 과업내용서를 근거로, 각 기관이 하청 근로자의 안전관리 및 인력배치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법상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쉽게 말해, 용역계약의 내용 자체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판정의 실질적 판단 기준이다. 단순히 "원청이니까 사용자"라고 한 것이 아니라, 용역계약서에 담긴 안전관리 지침, 인력배치 기준, 과업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에 해당하는지를 따졌다. 이는 노조법 제2조 제2호 후단의 문언을 충실히 적용한 판정이다.

사용자성 인정 이후, 어떤 절차가 이어지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해당 기관은 노조법 제29조의2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들어간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단계를 밟는다.

  • 교섭요구 사실 공고(7일간) — 사용자는 교섭요구를 받은 사실을 7일간 공고하여, 해당 사업장 내 다른 노동조합이 교섭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 복수 노조가 있는 경우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를 정하거나, 조합원 수에 따라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된다.
  • 단체교섭 개시 — 교섭대표가 확정되면 본격적인 단체교섭이 시작된다.

만약 사용자가 이 절차를 이행하지 않거나, 교섭 자체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가.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3호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이상, 교섭 거부는 곧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불복 절차도 열려 있다

다만, 원청 기관이 충남지노위 판정에 불복할 경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재심 결과에도 불복하면 행정소송으로 이어진다. 이번 4개 기관이 판정을 수용할지, 재심을 신청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느 쪽이든 후속 판정과 판례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이번 판정이 실무에 시사하는 바를 몇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용역계약서가 핵심 증거다. 충남지노위가 사용자성을 인정한 근거는 용역계약서와 과업내용서였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업무범위, 인력배치, 안전관리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할수록,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사담당자라면 기존 용역계약서의 문언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공기관에서 먼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개정법 시행 첫날인 2026년 3월 10일, 전국 221개 원청 사업장에 407개 하청 노조·지회가 교섭을 요구했다. 공공기관은 정부 정책에 대한 순응도가 높고, 용역계약 구조가 비교적 표준화되어 있어 사용자성 인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민간 원청으로의 확산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나, 이번 판정이 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셋째, '범위' 문제가 다음 쟁점이다. 개정법은 "그 범위에 있어서는"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되더라도, 교섭 사항은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근로조건에 한정된다. 임금 인상, 복리후생 등 하청업체가 결정하는 사항까지 원청에 교섭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범위'의 경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가 향후 판정과 판례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쟁점이다.

넷째, 노동위 판정의 법적 효력을 이해해야 한다.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판정은 법원 판결과 달리 선례적 구속력이 없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이후 첫 판정이라는 점에서, 이후 다른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사실상의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핵심 정리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 후단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는 법리를 명문화했다. 충남지노위는 이 조항을 근거로, 공공기관 4곳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판정했다. 이제 이들 기관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하청 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임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는 교섭 거부는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개정법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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