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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2026년 4월 4일위너스 에디터

🎯 원청도 사용자다 — 노란봉투법 시행 24일 만에 나온 첫 판정의 의미

충남지노위, 공공기관 4곳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가 바꾸는 원·하청 관계의 법적 지형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 기준으로 원청의 사용자 범위를 확대했고, 충남지노위가 공공기관 4곳에 대해 최초로 이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007두8881, 2010다106436 판결의 법리가 명문화된 이 변화가 원·하청 관계 실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합니다.

#원청사용자성#노란봉투법#노조법개정#단체교섭#부당노동행위#하청노조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는데, 원청이 "우리는 직접 고용한 적 없으니 교섭 의무가 없다"고 거부한다면? 2026년 3월 10일 이전까지는 이 논리가 상당 부분 통했습니다. 그런데 개정 노동조합법(이하 '노조법') 시행 24일 만인 4월 2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공공기관 4곳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첫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판정이 왜 중요한지, 법은 어떻게 바뀌었고, 실무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짚어봅니다.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를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 정의했습니다. 직접 근로계약을 맺은 당사자만 사용자로 보는 구조였습니다.

개정법은 여기에 결정적인 단서를 추가했습니다.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 후단

핵심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입니다. 근로계약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누가 근로조건을 좌우하느냐는 실질에 따라 사용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임금 수준, 근무시간, 안전관리, 인력배치 등에 관여해왔다면 단체교섭 의무와 부당노동행위 금지 의무를 동시에 부담하게 됩니다.

충남지노위 판정 — 법 조문이 현실이 되다

2026년 4월 2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공공기관 4곳에 대해 하청 노동조합의 교섭 상대방으로서의 사용자 지위를 인정했습니다.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용역계약서·과업내용서를 통해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안전관리와 인력배치에 직접 관여해온 사실 확인
  • 하청 근로자의 근무 장소, 업무 방식, 작업 환경이 사실상 원청의 결정에 좌우되는 구조
  • 이러한 관여가 노조법 제2조 제2호 후단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에 해당

이 판정에 따라 해당 기관들은 7일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면 노조법 제81조 제3호(정당한 이유 없는 교섭 거부·해태)에 따라 부당노동행위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판례는 이미 길을 닦아 놓았다

사실 원청의 사용자성 문제는 개정법 이전에도 대법원에서 다뤄져 왔습니다. 다만, 개정 전에는 명문 규정 없이 판례 법리에만 의존해야 했기에 결론이 사안마다 갈렸습니다.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현대중공업 사건)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이 사내하청 노조 설립 직후 하청업체를 폐업시키는 방식으로 조합원을 사업장에서 배제한 행위에 대해, 원청인 현대중공업의 부당노동행위(지배·개입, 노조법 제81조 제4호)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는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법리를 처음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현대자동차 사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은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업무수행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행사했다면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파견근로자보호법(이하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라 2년 초과 사용 시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이러한 판례 법리를 입법으로 명문화한 것입니다. 더 이상 판례의 축적을 기다릴 필요 없이, 법 조문 자체가 원청의 사용자 지위를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첫째, 교섭 요구에 대한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을 때, 과거처럼 "고용관계 없음"만으로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 제3호) 성립 위험이 큽니다. 교섭 요구를 받으면 즉시 법률 검토에 착수해야 합니다.

둘째, 용역·도급 계약 구조를 점검해야 합니다. 충남지노위 판정에서 보듯, 용역계약서와 과업내용서가 사용자성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인력배치, 근무시간, 안전관리, 업무지시에 관여하는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되어 있다면,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그 범위에 있어서는'이라는 단서에 주목해야 합니다. 개정법은 원청을 모든 사항에 대한 전면적 사용자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그 범위 내에서만 사용자 책임을 부담합니다. 예를 들어 원청이 안전관리에만 관여했다면, 교섭 의무도 안전 관련 사항에 한정될 수 있습니다. 교섭 범위를 둘러싼 다툼이 향후 주요 쟁점이 될 것입니다.

넷째, 대기 중인 67건의 추가 판정을 주시해야 합니다. 충남지노위 판정 이후, 전국 노동위원회에 원청 사용자성 관련 질의 67건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속 판정이 업종별·사안별로 어떤 기준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실무 기준이 구체화될 전망입니다.

핵심 정리

  •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 후단은 근로계약 없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자를 사용자로 봄
  • 2026. 4. 2. 충남지노위가 공공기관 4곳에 대해 최초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 — 개정법의 실효성을 확인한 첫 사례
  • 대법원 2007두8881(현대중공업), 2010다106436(현대자동차) 판결이 이미 실질적 지배·결정 기준을 확립, 개정법은 이를 명문화
  • 원청은 용역·도급 계약 구조 점검, 교섭 요구 시 즉각 법률 검토, 교섭 범위 특정에 착수해야 함
  • 정당한 이유 없는 교섭 거부 시 노조법 제81조 제3호 위반(부당노동행위)으로 구제명령 및 형사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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