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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2026년 4월 5일판례 분석팀

🎯 수습 3개월, 정말 아무 때나 잘라도 될까 — 노동위원회가 수습해고를 뒤집은 사건들

같은 '업무 부적합'인데 어떤 회사는 이기고, 어떤 회사는 졌다. 그 차이를 판정례로 파헤친다.

3개월 수습기간이 끝나가는 직원에게 "본채용 불합격"을 통보했다. 업무 태도가 영 아니었고, 팀원들 평가도 좋지 않았다. 당연히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몇 주 뒤 노동위원회에서 연락이 왔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접수됐습니다." 수습기간은 말 그대로 '시험 기간'이다. 업무 적격성을 보겠다는 건데, 그러면 불합격 통보도 자유로운 거 아닌가? 많은 사업장이 이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답은 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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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수습기간이 끝나가는 직원에게 "본채용 불합격"을 통보했다. 업무 태도가 영 아니었고, 팀원들 평가도 좋지 않았다. 당연히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몇 주 뒤 노동위원회에서 연락이 왔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접수됐습니다."

수습기간은 말 그대로 '시험 기간'이다. 업무 적격성을 보겠다는 건데, 그러면 불합격 통보도 자유로운 거 아닌가? 많은 사업장이 이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답은 좀 다르다.

수습해고, 법은 어떻게 보나

대법원은 일찍이 기준을 세웠다. 수습(시용)기간 중 해고나 본채용 거부는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되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넓게 인정된다"는 말에 방심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넓게"이지 "아무 때나"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수습이든 정규직이든,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이걸 빠뜨리면 사유가 아무리 정당해도 절차 위반으로 부당해고가 된다.

진 사건: "업무능력 부족"이라고만 적었더니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77993 — 토공사업체 안전관리자 사건

2022년 11월, A씨는 토공사업체 B사에 안전관리자로 입사했다. 근로계약서에는 "최초 입사일로부터 3개월은 수습기간으로 하며, 수습기간 만료 시 업무능력 등을 평가해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약 두 달 뒤인 2023년 1월, B사는 A씨에게 통보했다. "수습기간 중 업무능력, 태도, 기타 실적 등을 고려할 때 본채용에 불합격."

A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 차례로 구제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됐다. 그런데 행정소송에서 뒤집어졌다. 법원이 짚은 문제점은 세 가지였다.

  • 서면통지가 막연했다 — "업무능력, 태도, 기타 실적"이라는 문구만으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없다.
  • 평가자의 관찰 기간이 너무 짧았다 — 평가담당자들이 A씨와 함께 근무한 기간이 최소 2일에서 최대 1개월이었다. 이 정도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가?
  • 평가 결과를 공유하지 않았다 — 근로자에게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개선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법원은 "구체적·실질적인 본채용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본채용 거부에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중앙노동위원회 2001부해32, 33 — 객관적 근거 없는 근무평정

이 사건에서는 사용자가 수습사원에 대해 근무평정을 실시했지만, 평정 기준이 모호하고 주관적이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근무평정에 기반한 본채용 거부는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서울행정법원 2002구합7210 — 사전 기준 없는 수습평가

이 사건의 핵심은 더 명확하다. 수습사원평가표에 의한 계량화된 수습평가제도 자체가 수습기간 만료 월에야 비로소 수립됐다. 수습기간 내내 그 평가표로 지속적인 평가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끝 무렵에 갑자기 만든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 것이다. 법원은 이런 평가의 객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긴 사건: 무엇이 달랐나

서울행정법원 2004구합30122 — 업무실적·근무태도·융화력 종합평가

이 사건에서 사용자는 수습 직원의 "업무실적 저조, 근무태도 불성실, 직원들과의 융화 결여"를 이유로 본채용을 거부했다. 법원은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

  • 평가 기준이 입사 시점부터 명확하게 안내되어 있었다.
  • 수습기간 전체에 걸쳐 복수의 평가자가 관찰·기록한 자료가 있었다.
  • 근로자에게 중간에 개선 기회를 부여한 이력이 있었다.

중앙노동위원회 99부해626 — 지시 위반과 성실의무 불이행

수습 직원이 상사의 업무지시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잦은 지각을 했다. 사용자는 구체적인 일시와 내용을 기록해두었고, 서면 경고 후에도 개선되지 않자 수습 종료 시 본채용을 거부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구체적 사실에 기반한 평가이므로 정당하다고 판정했다.

중앙노동위원회 2001부해199 — 폭언·협박으로 계속근로 부적당

수습기간 중 동료에게 폭언과 협박을 한 사안이다. 사용자가 피해 직원 진술서, 목격자 진술 등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본채용을 거부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정당성을 인정했다.

승패를 가른 핵심 세 가지

진 사건과 이긴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승패를 가른 요소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첫째, 평가 기준의 사전 고지 여부. 수습 시작 전에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를 근로자에게 알렸는가? 수습기간 끝 무렵에 뒤늦게 평가표를 만든 사건(2002구합7210)은 졌고, 입사 시점부터 기준을 안내한 사건(2004구합30122)은 이겼다.

둘째, 평가의 구체성과 객관성. "업무능력 부족"이라는 추상적 평가는 패소의 지름길이다. 반면 구체적인 일시·행위·결과를 기록하고, 복수 평가자가 참여한 경우에는 정당성이 인정됐다.

셋째, 서면통지의 구체성.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요구하는 서면통지는 단순히 "종이 한 장 건네면 되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판례). "업무능력, 태도, 기타 실적"이라고만 적은 2023구합77993 사건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졌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 명시 — 계약서에 수습기간을 적지 않으면 정식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본다(대법원 99다30473). 수습이라는 전제 자체가 무너진다.
  • 평가 기준을 입사 첫날에 안내 — 어떤 항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는지 서면으로 고지한다. 나중에 만든 기준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 중간 피드백 기록 남기기 — 수습기간 중 문제가 있으면 구두 지적만 하지 말고, 서면(이메일, 면담 기록)으로 남긴다. "개선 기회를 줬다"는 증거가 된다.
  • 본채용 거부 통보는 구체적·실질적으로 — "업무 부적합"이라는 한 줄이 아니라, 어떤 업무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구체적 사실을 적어야 한다.
  • 평가자 관찰 기간 확보 — 2일 만에 평가한 사람의 의견으로 본채용을 거부하면 객관성 시비가 붙는다. 최소 수습기간 전반에 걸친 관찰이 필요하다.

한 줄 정리

수습이라고 해고가 쉬운 게 아니다. 사전 기준, 구체적 평가, 명확한 서면통지 — 이 세 가지를 갖추지 못하면 "해고 규제가 완화된다"는 대법원 판례도 당신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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