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대법원이 포스코에 내린 판결 — 9년 소송이 바꾸는 제조업 원하청의 지각
불법파견 확정·직고용 의무 발동 — 파견법 제6조의2가 7,000명에게 작동하는 방식
2026년 4월 16일 대법원은 포스코 사내하청 215명의 불법파견을 확정하고 직고용 의무를 인정했다. 전산시스템·카카오톡을 통한 작업 지시가 파견 증거로 채택됐으며, 파견법 제6조의2 직고용 의무 발동 요건과 제조업 원청 전반에 대한 파급효과를 정리했다.
전산시스템·이메일·카카오톡으로 작업을 지시한다면, 그 근로자는 하청 직원이 아니라 원청의 파견 근로자다. 2026년 4월 16일 대법원 1부가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사내하청 215명에게 내린 판결의 핵심 논리다. 9년 전 소를 제기한 근로자들이 마침내 최종심에서 이겼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4월 16일,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215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대부분 확정했다. 원료 하역·운반, 설비 정비, 생산공정 직접지원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른 직고용 대상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3·4차 소송은 2017년 제기됐다. 앞서 2022년 1·2차 소송에서 59명이 승소한 바 있고, 현재 5·6차 소송 약 463명이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총 10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 이 사건의 전체 그림에서 오늘 판결은 중간 결산이다.
냉연제품 포장 업무 담당 근로자 7명은 제외됐다. 대법원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포스코로부터 작업 지시를 받는 파견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파기환송했다. 업무 성격에 따라 파견 여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핵심 법리 — 직접 지시가 있으면 파견이다
대법원이 파견관계를 인정한 근거는 명확했다. 포스코가 전산관리시스템과 이메일, 카카오톡을 통해 수시로 작업 대상·방법·순서를 지시하고, 포스코 계획에 따라 인력을 조정한 사실이 증거로 인정됐다. 형식상 도급계약이더라도, 지휘·명령이 원청에서 직접 내려온다면 실질은 근로자 파견이라는 법리가 다시 확인됐다.
파견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 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법 형식이 아니라 실질 지휘관계가 기준이다.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은 세 가지 경우에 사용사업주의 직고용 의무를 규정한다.
- 파견 허용 업종이 아닌 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불법파견)
- 파견 기간 2년을 초과하여 계속 사용한 경우
- 근로자파견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로부터 파견받은 경우
포스코 사건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파견이 금지됨에도 사실상 파견 형태로 운영했다는 점, 즉 첫 번째 사유에 해당한다. 2년 초과와 무관하게 파견 자체가 불법이므로 직고용 의무가 즉시 발동된다.
7,000명 직고용 — 판결 밖의 결단
포스코는 오늘 판결에서 직접 이름이 올라온 215명을 훌쩍 넘어, 유사 공정 종사자와 철강 생산공정 지원 인력까지 포함한 약 7,000명 직고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협력사 전체 약 15,000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미 갈등이 시작됐다. 포스코는 '조업시너지(S) 직군'이라는 새 직군을 신설해 직고용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금속노조는 이것이 기존 정규직 임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차별적 직고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판결이 직고용 의무를 명시하더라도, 그 조건—임금, 직급, 근속 산정—은 협상 대상이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1. 도급인지 파견인지 — 판단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파견 여부를 가린 기준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 작업 지시 주체 — 원청이 전산시스템·메신저·이메일로 직접 지시했는가
- 인력 조정 권한 — 원청이 하청 인력의 배치·증감에 관여했는가
- 작업 방법 결정권 — 구체적인 작업 방법·순서가 원청 기준에 따랐는가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예스'라면 도급계약서와 무관하게 파견으로 볼 수 있다. 제조업 원청이라면 협력업체와의 업무 지시 체계를 즉시 재검토해야 한다.
2. 직고용 의무 발동 시 고용 조건은 별도 협상이다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은 직고용 시 "해당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기간의 근로조건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정규직 전환인지 별도 직군 신설인지는 명시하지 않는다. 포스코가 새 직군을 만들어 직고용하는 방식이 법 위반인지 여부는 별도 다툼이 될 수 있다.
3. 5·6차 소송 463명이 남아 있다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5·6차 소송까지 더하면 직고용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판결 결과에 따라 포스코의 직고용 의무 범위가 추가로 확정된다. 협력업체와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제조업체라면 자사 현황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4.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 가능성
포스코가 이 소송의 첫 번째 대형 사례가 아니다. 현대자동차(대법원 2010다106436, 2015년), 현대제철 등의 불법파견 판결이 앞서 있다. 포스코 판결은 전산·메신저 지시라는 디지털 작업지시 방식이 파견 인정 증거가 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스마트 팩토리·자동화 공정을 운영하는 제조업체라면 이 논리가 자사에도 적용될 수 있다.
앞으로의 전망
오늘 판결 하나로 7,000명의 고용 형태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 포스코 노사는 직고용 조건을 두고 상당 기간 협상을 벌여야 한다. 금속노조는 '동일 직무 동일 임금' 원칙에 따른 완전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고, 포스코는 새 직군 신설안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 구도는 분명히 바뀌었다. 대법원이 포스코의 디지털 지시를 파견 증거로 인정한 이상, 같은 방식으로 협력업체 인력을 관리해온 다른 제조업 원청들도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이 단체교섭 면에서 확대된 데 이어, 오늘 파견법 판결은 고용 면에서도 원청 책임의 경계선이 다시 그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청 구조로 인력을 운용하는 제조업체라면 지금이 계약 구조와 업무 지시 체계를 점검할 시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도급계약을 맺었는데 원청의 지시를 받으면 무조건 불법파견인가?
계약 형식이 아닌 실질적 지휘·명령 관계로 판단합니다. 원청이 작업 방법·순서·인력 배치를 직접 지시했다면 불법파견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불법파견이 확인되면 원청은 언제부터 직고용 의무가 생기나?
파견이 불법인 경우(파견 금지 업종)는 즉시, 적법한 파견이라도 2년을 초과하면 직고용 의무가 발생합니다(파견법 제6조의2).
Q. 직고용 의무가 있다고 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건가?
법은 기존 근로조건과 동일한 수준을 보장하도록 하지만, 정규직 전환인지 별도 직군 신설인지는 명시하지 않습니다. 고용 형태와 조건은 노사 협상으로 정해지며 분쟁 소지가 남습니다.
Q. 카카오톡이나 전산시스템 지시가 파견 증거가 되나?
이번 포스코 판결에서 대법원은 카카오톡·이메일·전산시스템을 통한 작업 지시를 파견 인정 근거로 채택했습니다. 메신저 지시도 증거가 됩니다.
Q. 이번 판결이 제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파견이 원칙적으로 금지됨에도 실질적 지시 구조를 유지하는 원청들은 동일한 위험에 노출됩니다. 협력업체 인력 관리 방식 전반의 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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