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 계절노동자 착취의 민낯 — 여권 압수부터 임금 갈취까지
2026년 10만 9천 명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보호 제도는 현실을 따라가는가
정부는 2026년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전국 지자체에 10만 9,000명 배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봄 영농철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인데, 문제는 그 인력이 현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느냐다. 최근 잇달아 드러나는 인권침해 사례는 제도의 성장을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2026년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전국 지자체에 10만 9,000명 배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봄 영농철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인데, 문제는 그 인력이 현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느냐다. 최근 잇달아 드러나는 인권침해 사례는 제도의 성장을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착취의 패턴
2026년 초 전남 고흥에서 터진 사건은 그 전형을 잘 보여준다. 필리핀 국적 계절노동자 30여 명이 사업주·브로커로부터 약속 임금의 1/10만 받고, 여권까지 압수당한 채 수개월을 일했다. 여권이 없으면 외국인등록증을 받을 수 없고, 휴대전화도 개통할 수 없다. 사실상 외부와 단절된 상태가 된다.
강원 양구군에서는 필리핀 계절노동자 90여 명이 총 2억원가량의 임금을 체불당했다며 노동당국에 집단 진정을 냈다. 중개수수료·숙소비 등의 명목으로 선공제한 뒤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이 거의 없는 구조다. 첫 급여를 근로자 계좌가 아닌 제3자 계좌로 이체한 사례도 있었다.
법적으로 보면 — 무엇이 문제인가
여권 압수는 명백한 형사범죄다.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고, 출입국관리법(출입국관리법 제22조)은 외국인이 항상 여권을 소지하거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반복된다. 적발 시 '벌점' 부과 수준에 그치는 행정 처분이 억제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금 체불은 근로기준법(근로기준법 제43조)이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계절노동자는 비자 기간이 짧고(5개월 이내), 진정 절차가 길며, 사업장 변경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참으면서 일하거나, 미지급 임금을 포기하고 출국하거나, 불법 체류를 감수하거나 —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 대응 — 2026년 1월 법무부 조치
법무부는 2026년 1월 '계절근로자 인권침해 예방 및 피해 구제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사업주의 여권 보관 행위를 즉각 출국 명령 사유로 명문화하고, 피해 계절노동자에게 사업장 변경 특례를 주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도 농업 부문 근로감독 강화와 체불 임금 체당금 지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집행 역량이 문제다. 전국 농촌 현장을 커버할 근로감독관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고흥 사건을 적발한 것도 이주노동자 지원 단체의 제보가 먼저였다.
체불보증보험 — 있지만 작동하지 않는다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운영 지침은 사업주가 체불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임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보험으로 보전받는 구조다. 그러나 보험 청구 절차를 외국인이 혼자 하기 어렵고, 브로커가 개입된 경우 어디까지가 합법적 공제고 어디부터가 착취인지 경계가 모호해진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지자체와 농가 입장에서 계절근로자 배정을 받으면 준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근로계약서는 모국어로 작성·교부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17조), 여권은 본인이 직접 보관해야 하며, 임금은 반드시 본인 명의 계좌로 지급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어기면 체불 여부와 무관하게 행정 처분과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
규모가 커진 계절노동자 제도가 진정한 인력 공급 시스템이 되려면, 노동자 보호를 배정 규모만큼 함께 키워야 한다. 숫자를 늘리는 것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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