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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2026년 4월 11일판례 분석팀

🎯 퇴근길 사고가 산재로 인정받은 날 — 통상경로와 범죄행위 예외의 경계선

중앙선 침범은 인정, 신호 위반은 기각 — 출퇴근재해 승패를 가른 3가지 판단 기준

출퇴근재해는 2018년부터 모든 근로자에게 확대 적용됐지만, 경로 이탈·범죄행위·업무 연관성 단절 때 기각된다. 중앙선 침범 사고가 도로 조건에 따라 인정된 사례(서울행정법원 2023구합86478)와 신호 위반으로 기각된 사례를 비교해 출퇴근재해 산재 판단의 3가지 핵심 기준을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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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고 했다. 출퇴근재해는 2018년 1월 1일부터 모든 근로자에게 산재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막상 신청하면 기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인정된 사건과 기각된 사건, 무엇이 달랐을까.

2018년 전과 후: 출퇴근재해 보호 범위의 극적 변화

2017년 이전에는 출퇴근 중 사고가 산재로 인정받으려면 한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사업주가 제공한 통근버스·셔틀버스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경우여야 했다. 자가용·지하철·버스로 스스로 출퇴근하다가 사고가 난 근로자는 보호받지 못했다.

헌법재판소가 2016년 9월 이 규정에 헌법불합치 결정(2014헌바254)을 내렸다. 사업주로부터 차량을 지원받은 근로자와 그렇지 못한 근로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다는 것이었다. 국회는 2017년 10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했고, 2018년 1월 1일부터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게 됐다(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다목).

그런데 조항 바로 아래에는 단서가 있다. 제2항은 범죄행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명시한다. 바로 이 조항이 수많은 기각의 근거가 됐다.

사건 1 — 자전거로 퇴근하다 신호를 어겼다: 기각

A씨는 주유소에서 일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중이었다. 교차로에서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했고, 우측에서 오던 승용차와 충돌해 외상성 경막하 출혈을 진단받았다. 산재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거부했다.

서울행정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2023년 선고). 재판부는 신호 위반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점을 들었다. 신호 위반은 도로교통법 위반, 즉 범죄행위다.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이 적용됐다.

핵심: 범죄행위가 사고의 '직접 원인'이 됐는가.

사건 2 — 출근길 중앙선을 침범해 트럭과 충돌 사망: 인정

B씨는 겨울 새벽 자가용으로 출근하던 중 황색 실선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차로의 덤프트럭과 정면충돌해 사망했다. 유족이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의 단독 과실 및 중앙선 침범이 직접 원인이라며 거부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는 2024년 6월 유족 손을 들었다(2023구합86478). 재판부가 주목한 것은 사고 당시의 도로 환경이었다. 중앙분리대가 없는 굽은 도로, 어두운 새벽 시간대, 가시거리 제한 — 이 조건들을 종합하면 중앙선 침범이 범죄행위라기보다 출근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명시했다. 망인의 사망이 범죄행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는 오히려 망인의 출근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핵심: 같은 교통법규 위반이라도 도로 조건·시간대·상황을 보고 판단한다.

사건 3 — 회식 후 포장마차로 이동하다 횡단보도에서 사고: 기각

C씨는 출장지에서 업무를 마치고 동료들과 저녁식사를 겸해 술을 마셨다. 자정이 지나도 자리를 이어갔고, 택시를 타고 포장마차로 이동해 추가로 음주했다. 그 후 횡단보도를 건너다 자동차에 치였다.

대법원은 기각했다(98두2973, 1998. 5. 29.). 저녁식사까지는 출장의 통상 범위에 포함될 수 있지만, 그 이후 택시를 타고 포장마차로 이동한 것은 출장에 당연히 또는 통상 수반하는 범위 내의 행위가 아닌, 업무수행의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이고 사적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현재까지 음주 관련 출퇴근재해 판단의 기준 판례로 인용된다.

핵심: 음주 자체가 아니라, 어느 시점부터 사적 행위로 전환됐는지가 관건.

승패를 가른 핵심 3가지 기준

세 사건을 비교하면 법원이 어떤 잣대로 출퇴근재해를 판단하는지 드러난다.

  • 기준 1 — 통상 경로에 있었는가: 출퇴근의 통상적인 경로에서 이탈하거나 중단된 상태였다면 그 이후 사고는 원칙적으로 불인정된다. 퇴근 후 마트에서 식료품을 사고 돌아오는 중 사고는 예외(일상생활 필수 행위 일탈)로 인정되지만, 음주를 위해 여러 차례 이동한 것은 다르다.
  • 기준 2 — 범죄행위가 사고의 직접 원인이었는가: 신호 위반,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 범죄행위가 사고를 직접 일으켰다면 기각이 원칙이다. 다만 직접 원인이 쟁점이다. 중앙선 침범이 있었더라도 도로 환경·시간대 등 외부 조건이 사고를 함께 만든 경우에는 인정 가능성이 열려 있다.
  • 기준 3 — 업무와의 연결고리가 끊겼는가: 사적 음주·유흥 등으로 업무 연관성이 단절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는 출퇴근재해로 볼 수 없다. 법원은 마지막 업무 행위 이후의 이동이 업무에 통상 수반되는지 여부를 따진다.

경로 이탈의 예외 — 이 행위는 인정된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5조는 경로를 이탈하더라도 재개된 출퇴근 경로에서의 사고를 인정하는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

  • 일상생활에 필요한 식료품·생활용품 구입 (예: 퇴근길 마트 방문)
  • 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교육·훈련을 받는 행위
  • 사실상 보호하는 아동·장애인을 보육기관·교육기관에 데려가거나 데려오는 행위
  • 의료기관·보건소에서 질병 치료·예방을 위한 진료
  • 선거권·국민투표권 행사

핵심은 일탈 종료 후 다시 통상 경로로 복귀한 이후의 사고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탈 중에 발생한 사고는 여전히 기각된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 출퇴근재해는 산재보험료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중대재해에 해당하지 않으면 재해조사표 제출도 면제된다.
  • 불승인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심사청구(90일 이내) → 재심사청구(90일 이내) → 행정소송 순으로 다툴 수 있다.
  • 사고 직후 증거 확보가 결정적이다. 블랙박스 영상, CCTV, 사고 당시 도로·날씨 상황 기록은 범죄행위가 직접 원인인지를 다투는 데 핵심 자료가 된다.
  • 회식 후 2차를 간 경우, 2차 참여 여부에 사실상 강제성이 있었는지, 이동 중 사고인지 아닌지가 판단에 영향을 준다.
  • 사업주 입장에서는 출퇴근재해가 발생해도 보험료율 인상이 없고 재해조사표 제출도 면제되는 경우가 많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근로자에게 산재 신청을 안내하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한 줄 정리

출퇴근재해는 통상 경로 유지, 범죄행위 불개입, 업무 연관성 유지 세 가지가 유지될 때 인정된다. 같은 교통법규 위반이라도 새벽 굽은 도로에서의 중앙선 침범은 인정됐고, 교차로 신호 위반은 기각됐다 — 조건이 결론을 바꾼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다가 사고가 나도 산재 신청이 가능한가요?

네. 2018년 1월 1일부터 자가용, 버스, 지하철, 자전거, 도보 등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한 출퇴근 중 사고가 산재 적용 대상입니다. 사업주가 제공한 차량이 아니어도 됩니다.

Q. 퇴근 후 마트에 들렀다가 사고가 났는데 산재가 될 수 있나요?

식료품·생활용품 구입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행위를 마치고 다시 귀가 경로로 복귀한 이후의 사고라면 예외적으로 인정됩니다. 마트 안이나 마트로 향하는 중 발생한 사고는 원칙적으로 불인정됩니다.

Q. 신호 위반 교통사고는 무조건 산재가 안 되나요?

원칙은 기각이지만, 범죄행위가 직접 원인인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합니다. 도로 환경, 시간대, 가시 조건 등 외부 요인이 사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면 인정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3구합86478 참조).

Q. 회식 후 귀가 중 사고도 산재가 되나요?

회식 참여가 사실상 강제이고 회식 종료 후 귀가 경로에서 발생했다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 회식 후 개인 목적으로 음주 장소를 추가 이동한 경우에는 업무 연관성이 끊긴 것으로 봐 기각됩니다(대법원 98두2973).

Q. 출퇴근재해 불승인 시 어떻게 이의신청 하나요?

심사청구(90일 이내) → 재심사청구(90일 이내) → 행정소송 순으로 이의신청이 가능합니다. 블랙박스, CCTV, 기상 기록 등 사고 당시 상황 증거를 갖추면 뒤집힐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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