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4명이면 야근수당 안 줘도 된다고? — 5인 미만 사업장, 법의 사각지대가 허물어지는 순간
2028년까지 단계적 확대 로드맵과 실무 대응 포인트
전체 사업체의 86%를 차지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은 부당해고 제한, 연장·야간 가산수당, 연차휴가 등 핵심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정부가 2025년 하반기~2028년 단계적 확대 로드맵을 발표한 가운데, 상시근로자 수 산정 기준과 위장 사업장 문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실무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직원 4명인 식당에서 일하다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부당해고로 구제 신청을 하려 했지만, 돌아온 답은 "5인 미만 사업장이라 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데, 옆 가게에 직원이 한 명 더 많다는 이유만으로 법의 보호가 달라집니다. 이 차이가 이제 바뀌려 하고 있습니다.
전체 사업장의 86%, '법 밖'에 있었다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중 약 86%가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입니다. 여기서 일하는 근로자만 전체의 약 30%에 이릅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1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핵심 보호 조항 상당수를 적용 제외하고 있습니다.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 조항을 보면 이렇습니다.
- 부당해고 제한(근로기준법 제23조) — 정당한 사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합니다. 다만 해고 30일 전 예고(제26조)는 적용됩니다.
- 연장·야간·휴일 가산수당(제56조) — 연장근로 시 50% 가산, 야간·휴일근로 가산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밤 12시까지 일해도 가산수당 없이 기본 시급만 받게 됩니다.
- 주 52시간 상한(제50조, 제53조) — 법정 근로시간과 연장근로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이론상 주 52시간을 넘기는 근무도 위법이 아닙니다.
- 연차유급휴가(제60조) — 1년간 80% 이상 출근해도 15일의 유급휴가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는 규정이 있습니다. 최저임금, 주휴일(제55조), 퇴직급여,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제17조), 휴게시간(제54조), 출산전후휴가 등은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지켜야 합니다.
상시 근로자 수, 어떻게 세는 것인가
5인 이상인지 미만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산정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매일매일의 근로자 수를 더한 것)을 같은 기간의 가동 일수(실제로 사업장이 운영된 날수)로 나눕니다.
고용노동부는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에서 5인 미만이 되었다가 다시 5인 이상이 된 사업장"의 연차휴가 산정에 관해, "상시 근로자 수는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며, 5인 미만이 된 기간에는 연차휴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임금근로시간과-247).
또한 "입사 당시 4인 이하였으나 근무 중 5인 이상이 된 경우"의 연차휴가 적용 시점에 대해서도,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이 된 시점부터 연차휴가가 적용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근로기준정책과-7714).
실무에서 특히 주의할 점은, 장소적으로 분산된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 산정입니다. 고용노동부는 "하나의 사업에 장소적으로 분산된 사업장이 있는 경우,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사회적 활동단위로 평가되면 하나의 사업장으로 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근로개선정책과-4440). 대법원도 2024년 10월 판결(2023두57876)에서 같은 기준을 재확인했습니다.
'위장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문제
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업체를 쪼개는 '위장 5인 미만 사업장'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기준 위장 의심 사업장이 약 13만 8천 개로, 2018년(약 6만 9천 개)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별개 법인이지만, 업무 수행 장소·인사관리·재무회계가 사실상 동일하다면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단계적 확대 로드맵 — 무엇이 달라지나
고용노동부는 2025년 12월 업무보고에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5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단계별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 1단계(2025년 하반기~) — 현장 수용성이 높고 사업주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항목부터 우선 적용.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모성보호 규정 확대가 포함됩니다.
- 2단계(~2027년) — 연차유급휴가 전면 확대, 대체공휴일 제도 적용이 추진됩니다.
- 3단계(2028년~) — 부당해고 제한, 가산수당 등 나머지 핵심 조항의 전면 적용이 목표입니다.
다만 정부는 "4인 이하 사업장은 도소매업·숙박음식업 등 생계형 자영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사업장 자체도 열악한 점을 고려하여 시급한 사항을 우선 적용하는 등 단계적 시행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구체적 시행 시기는 연구용역과 노·사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될 예정입니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첫째, 상시 근로자 수 경계에 있는 사업장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현재 4~5인을 오가는 사업장이라면, 연차휴가·가산수당·해고 제한 규정이 언제든 적용될 수 있습니다. "5인 이상이 된 시점"부터 바로 적용된다는 행정해석(근로기준정책과-7714)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둘째, 5인 미만이라도 이미 지켜야 할 것은 많습니다. 최저임금 위반, 주휴수당 미지급, 근로계약서 미작성, 퇴직급여 미지급은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법 위반입니다. 특히 근로계약서 서면 교부 의무(제17조)를 간과하는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데, 위반 시 500만 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셋째, '5인 미만이니까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법인을 쪼개 5인 미만으로 유지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되면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됩니다. 대법원이 인사관리의 통일성, 재무·회계의 관련성, 업무의 유기적 연관성을 기준으로 실질 판단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넷째, 근로자 입장에서는 행정해석의 빈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소정근로시간 산정에 관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가 적용된다는 점(근로기준정책과-2668)은, 통상임금 관련 분쟁에서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핵심 정리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는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때부터 이어져 온 오래된 구조입니다. 전체 사업체의 86%, 근로자의 30%가 해당하는 만큼, 이 벽을 허무는 것은 한국 노동법의 가장 근본적인 변화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정부의 로드맵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27~2028년 사이에 가장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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