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업주가 합법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 조건은 딱 하나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와 시행령 제15조의2가 정한 허용 예외 요건 — 대체인력 미확보 항변은 왜 통하지 않는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원칙적으로 허용 의무입니다. 사업주가 합법적으로 거절하려면 시행령 제15조의2가 정한 4가지 사유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하는데, 그 요건이 매우 엄격합니다. 특히 대체인력 미확보를 이유로 들려면 직업안정기관에 14일 이상 구인신청을 하고도 채용에 실패했음을 입증해야 하며, 단순히 구인이 어렵다는 주장만으로는 거절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직원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인원이 빠듯한 상황에서 한 명이 주 35시간 이하로 근무하겠다고 하면, 나머지 직원들에게 업무가 몰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묻는다.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거절할 수 있는 길이 아예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 길은 생각보다 매우 좁다.
법은 뭐라고 하나 —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 제1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사업주는 제19조 제1항에 따라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근로자가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의 단축을 신청하는 경우에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
핵심은 "허용하여야 한다"라는 표현이다. 재량이 아니라 의무다. 근로자가 신청하면 사업주는 원칙적으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대상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이고, 단축 후 근로시간은 주당 15시간 이상 30시간 이하여야 한다(제19조의2 제3항). 기간은 1년 이내다(제19조의2 제4항).
다만 제1항에는 단서가 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단서가 사업주에게 거절의 근거를 열어주는 유일한 통로다.
시행령 제15조의2 — 거절이 허용되는 4가지 사유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 제15조의2는 사업주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정확히 4가지인데,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3가지다.
1호 — 계속근로기간 6개월 미만
단축 개시 예정일 전날까지 해당 사업에서 계속 근로한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근로자가 신청한 경우다. 이 요건은 명확하다. 입사한 지 6개월이 안 된 근로자의 신청은 거절할 수 있다.
2호 — 삭제
원래 존재했던 사유인데 2019년 12월 24일 삭제되었다. 따라서 현재 사문화된 조항이다.
3호 — 대체인력 채용 불가
사업주가 직업안정기관(고용센터 등)에 구인신청을 하고 14일 이상 대체인력을 채용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대체인력을 채용하지 못한 경우다. 여기서 중요한 단서가 하나 더 붙는다.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소개한 인력을 정당한 이유 없이 2회 이상 채용을 거부한 경우에는 이 사유를 원용할 수 없다.
즉, 단순히 "사람을 못 구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용센터에 공식적으로 구인신청을 접수하고, 최소 14일 동안 채용 활동을 했으며, 고용센터가 보내준 인력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모두 입증해야 한다.
4호 — 업무 성격상 근로시간 분할 곤란 또는 사업운영에 중대한 지장
근로자의 업무 성격상 근로시간을 분할하여 수행하기 곤란하거나, 그 밖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이를 증명하는 경우다.
이 조항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사업주가 이를 증명하는 경우"라는 문구다. 증명 책임이 사업주에게 있다. 막연하게 "바쁘다", "사람이 부족하다"는 주장으로는 안 된다. 해당 근로자의 구체적인 업무가 왜 시간 분할이 불가능한지, 또는 단축이 사업 전체에 어떤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거절한 뒤에도 끝이 아니다 — 사업주의 협의 의무
위 4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여 거절하더라도, 사업주의 의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제19조의2 제2항은 거절 시 사업주가 반드시 해야 할 두 가지를 규정한다.
- 거절 사유를 서면으로 통보할 것
-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하거나, 출퇴근 시간 조정 등 다른 조치를 해당 근로자와 협의할 것
서면 통보 없이 구두로만 거절하거나, 대안 협의를 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법 위반이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제39조).
불이익 처우 금지와 벌칙 — 제19조의2 제5항, 제37조 제2항
사업주가 가장 주의해야 할 조항은 따로 있다. 제19조의2 제5항이다.
"사업주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이유로 해당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다. 제37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단순한 행정 제재가 아니라 전과 기록이 남을 수 있는 범죄라는 뜻이다.
"불리한 처우"의 범위는 넓다. 해고뿐 아니라 전보, 직급 강등, 승진 누락, 성과평가 불이익, 교육훈련 기회 배제 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 신청이나 사용을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곧바로 제5항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참고로, 혼동하기 쉬운 조항이 있다. 제19조의3 제2항은 불이익 처우 금지가 아니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한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업주와 근로자 간에 서면으로 정한다"는 규정이다. 불이익 처우 금지의 근거를 찾을 때 제19조의3이 아니라 반드시 제19조의2 제5항을 인용해야 한다.
단축 종료 후 복귀 — 제19조의2 제6항
단축 기간이 끝난 뒤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제19조의2 제6항은 사업주에게 "단축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킬 의무를 부과한다. 복귀 시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하거나 임금 수준이 낮은 직무를 부여하면 이 역시 법 위반이다. 위반 시 제37조 제4항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정리하면, 사업주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신청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시행령 제15조의2에 열거된 것이 전부다. 그런데 그 요건 충족이 쉽지 않다.
- 계속근로 6개월 미만(1호)은 대상 자체가 제한적이다. 신규 입사 직후가 아닌 이상 해당하기 어렵다.
- 대체인력 채용 불가(3호)는 고용센터에 14일 이상 구인신청을 한 뒤에야 주장할 수 있고, 고용센터 소개 인력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원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상당수 사업장이 이 절차를 밟지 않고 "구인이 안 됐다"고만 주장하다가 위법 판정을 받는다.
- 사업운영 중대 지장(4호)은 사업주에게 증명 책임이 있는데, 그 기준이 높다. 단순한 업무 불편이나 인력 부족이 아닌, 사업 자체의 존립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대한 지장이어야 한다.
실무적으로 가장 많이 벌어지는 상황은, 사업주가 명확한 법적 사유 없이 "지금은 좀 어렵다"며 거절하는 경우다. 이런 거절은 500만 원 이하 과태료(제39조) 부과 대상일 뿐 아니라, 만약 그 과정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조치가 수반되면 형사처벌 리스크까지 안게 된다.
핵심 정리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사업주의 허용 의무다. 원칙은 "허용", 예외는 "시행령이 정한 사유".
- 거절 가능 사유는 시행령 제15조의2의 4가지(실질 3가지) — 6개월 미만 근무, 대체인력 채용 14일 이상 노력 후 실패, 업무 분할 곤란 또는 사업운영 중대 지장.
- 거절하더라도 서면 통보 + 대안 협의는 별도 의무.
- 불이익 처우 금지의 근거는 제19조의2 제5항이며,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제37조 제2항).
- 단축 종료 후에는 동일 업무 또는 동일 임금 수준 직무 복귀 의무(제19조의2 제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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