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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2026년 4월 12일뉴스룸

🎯 합격 문자 4분 뒤 '채용 취소합니다' — 법원이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이유

채용내정의 법적 성격과 취소 가능 범위를 서울행정법원 2025년 판결로 짚어본다

합격 문자를 받은 지 단 4분 만에 "채용을 취소하겠다"는 문자가 왔다. 연봉 1억 2000만원, 다음 주 출근 일정까지 안내받은 지원자는 황당한 기분으로 노동위원회 문을 두드렸고, 법원은 이것이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2025년 12월 서울행정법원이 확정한 이 판결은, 채용내정이 성립한 순간 이미 근로관계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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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문자를 받은 지 단 4분 만에 "채용을 취소하겠다"는 문자가 왔다. 연봉 1억 2000만원, 다음 주 출근 일정까지 안내받은 지원자는 황당한 기분으로 노동위원회 문을 두드렸고, 법원은 이것이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2025년 12월 서울행정법원이 확정한 이 판결은, 채용내정이 성립한 순간 이미 근로관계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핀테크 플랫폼 기업 A사는 2024년 6월 4일 오전 11시 56분, 지원자 B씨에게 문자메시지로 합격을 통보했다. 연봉 조건과 출근 예정일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그런데 4분 후인 낮 12시 정각, 아무런 사유 설명 없이 "채용을 취소하겠다"는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B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채용취소 구제신청을 냈고, 노동위원회는 이를 인용했다.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A사는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 부장판사)는 2025년 12월 18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회사는 왜 "부당해고가 아니다"라고 했나

A사는 두 가지 논리로 맞섰다.

  • 첫 번째 주장: 상시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이므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 두 번째 주장: B씨를 일본 도쿄 법인의 전문경영인으로 채용하려다 착오가 생겼다.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이므로 취소가 가능하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법원은 두 주장을 모두 일축했다.

첫 번째 주장에 대해 법원은, A사와 자회사 C사가 형식적으로 별도 법인이더라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두 법인의 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5명 이상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주장에 대해서는, "A사가 착오를 일으킨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봤다. 민법상 표의자(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민법 제109조). 채용 절차를 직접 진행한 회사가 착오를 일으켰다는 것 자체가 이미 과실이라는 취지다.

핵심 법리 — 합격 통보 = 근로관계 성립

이 판결의 핵심은 "채용내정이 성립한 순간 근로관계가 시작된다"는 법리에 있다.

구직 공고는 '청약의 유인', 지원은 '청약', 합격 통보는 '승낙'에 해당한다. 계약법의 기본 원리에 따르면 청약에 대한 승낙이 이루어지는 순간 계약이 성립한다. 법원은 이 논리를 채용 단계에 그대로 적용했다.

대법원도 같은 입장이다. 대법원은 채용내정을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으로 본다. 즉, 입사일까지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해약(취소)이 가능하지만, 그 사유가 없으면 정식 근로계약과 동일한 보호를 받는다(대법원 2000다21576 참조).

근로관계가 성립한 이상, 이를 끊으려면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에 따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반드시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문자메시지 한 줄로 "채용 취소"라고 통보하는 것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해고예고와 서면통지의 차이

주의할 점이 있다. 해고예고(근로기준법 제26조)는 채용내정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채용내정 상태는 아직 근로 제공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면통지 의무(제27조)는 채용내정 취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업들이 흔히 혼동하는 지점이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이 판결은 채용 담당자와 인사팀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리스크를 짚어준다.

  1. 합격 통보 전에 내부 검토를 완료하라. 합격 문자·이메일을 보내는 순간 근로관계가 성립한다. 사후에 "실수였다"고 해도 법적으로 소급 취소되지 않는다.
  2. 채용 취소가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서면으로 사유와 시기를 명시하라. 구두 통보, 전화, 단순 문자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서면통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3. 취소 사유의 정당성을 확인하라. 판례상 인정되는 취소 사유는 채용내정자의 허위 이력서 작성, 건강 상태 등 입사 자격에 직접 관련된 객관적 사유다. 단순 경영 방침 변경이나 예산 삭감만으로는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4. 계열사·자회사 포함 상시근로자 수를 파악하라. 이번 사건처럼 법인을 분리해두더라도 실질적 일체성이 인정되면 합산해서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를 판단한다.
  5. 채용내정서에 취소 조건을 명시하라. "졸업 증명서 제출 완료 전까지 채용이 확정되지 않습니다" 등 조건부 내정 조항을 명시하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만 이것도 실질적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는 효력이 제한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 취소가 인정되나

채용내정 취소가 정당한 해약으로 인정된 사례도 있다. 법원과 노동위원회가 인정한 사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 채용내정자가 이력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이 사후에 발견된 경우
  • 채용내정 통보 당일 수 시간 이내에 명백한 착오를 발견하고 즉시 취소한 경우 (단, 회사 과실이 없어야 함)
  • 채용내정서에 명시된 조건 — 예를 들어 학위 취득, 건강검진 통과 등 — 이 충족되지 않은 경우
  • 채용내정자가 입사 전에 경쟁사에 취업하거나 명백한 신뢰 위반 행위를 한 경우

반면, 경영상 이유(채용 예산 삭감, 조직 개편, 포지션 폐지)만으로는 정당한 취소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엄격한 요건(긴박한 경영상 필요, 해고회피 노력, 근로자 대표 협의 등)을 모두 갖춰야 하는데, 채용내정 단계에서 이를 모두 충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앞으로의 전망

고용 시장이 위축되면서 채용내정 취소 분쟁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스타트업과 IT 기업에서 투자 혹한기를 이유로 합격 통보 후 채용을 철회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 서울행정법원 판결은 그 선례를 더욱 공고히 한다.

기업 입장에서 이 판결의 의미는 하나다. 합격 통보는 곧 고용 계약 체결이다. 채용 공고를 낼 때부터 합격 통보까지의 모든 단계에서 법적 리스크를 인지하고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특히 연봉과 출근일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한 문자 메시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근로관계 성립"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이 판결은 중요하다. 합격 통보를 받은 뒤 기존 직장을 사직했다면, 그 손해도 구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부당해고 구제 또는 금전보상)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자주 묻는 질문

Q. 합격 통보를 받았는데 회사가 취소했습니다. 부당해고로 신고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합격 통보(채용내정)가 성립하면 근로관계가 시작된 것으로 보므로, 이후 취소는 해고에 해당합니다. 서울행정법원은 합격 통보 4분 뒤 취소도 부당해고로 인정했습니다.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Q. 채용내정 취소가 부당해고가 되려면 회사 규모가 얼마나 되어야 하나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면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규정이 적용됩니다. 법인이 여럿이어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볼 수 있으면 합산해서 5인 이상 여부를 판단합니다. 5인 미만이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어렵지만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합니다.

Q. 회사가 "실수로 잘못 보낸 합격 문자"라고 주장하면 취소가 가능한가요?

쉽지 않습니다. 민법 제109조에 따르면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는 표의자(회사)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을 때만 가능합니다. 직접 채용 절차를 진행한 회사가 착오를 일으켰다면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있어 취소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Q. 채용내정 취소를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반드시 서면(이메일 포함)으로 취소 사유와 취소 시기를 명시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27조). 구두 통보나 단순 문자 메시지만으로는 절차상 부당해고가 됩니다. 또한 취소 사유가 허위 이력서, 조건 불충족 등 객관적이고 정당한 사유여야 합니다.

Q. 합격 후 취소됐는데 이미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통한 원직 복직 또는 금전보상 외에, 민사소송으로 실직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잃어버린 수입) 및 정신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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