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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2026년 3월 26일판례 분석팀

수습 3개월, 본채용 거부했다가 뒤통수 맞은 회사들

같은 수습 해고인데 왜 누구는 이기고 누구는 질까

수습기간 3개월. 회사 입장에서는 "맞는 사람인지 보겠다"는 안전장치다. 그런데 수습 끝나고 "본채용 불합격"을 통보했더니,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이 떨어졌다. 회사는 당황한다. "수습이면 원래 쉽게 자를 수 있는 거 아니었어?" 많은 회사가 이 착각에 빠진다. 수습이라고 해고가 자유로운 건 아니다. 대법원은 "수습 해고는 일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된다"고 했지, "자유롭다"고 한 적은 없다. 이 미묘한 차이가 소송의 승패를 가른다. --- 1심에서 뒤집히고, 항소심에서 또 뒤집힌 사건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일하던 A씨 이야기다. A씨는 영업관리팀에 수습직으로 입사했다. 문제는 1세, 6세 두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어린이집이 문을 열기 전인 새벽 6시 출근(초번 근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공휴일 근무도 마찬가지였다.

#수습해고#본채용거부#부당해고#서면통지#수습평가#근로기준법

수습기간 3개월. 회사 입장에서는 "맞는 사람인지 보겠다"는 안전장치다. 그런데 수습 끝나고 "본채용 불합격"을 통보했더니, 노동위원회에서 <strong>부당해고</strong> 판정이 떨어졌다. 회사는 당황한다. "수습이면 원래 쉽게 자를 수 있는 거 아니었어?"

많은 회사가 이 착각에 빠진다. 수습이라고 해고가 자유로운 건 아니다. 대법원은 "수습 해고는 일반 해고보다 <strong>넓게</strong> 인정된다"고 했지, "자유롭다"고 한 적은 없다. 이 미묘한 차이가 소송의 승패를 가른다.


<h3>1심에서 뒤집히고, 항소심에서 또 뒤집힌 사건</h3>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일하던 A씨 이야기다. A씨는 영업관리팀에 수습직으로 입사했다. 문제는 1세, 6세 두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어린이집이 문을 열기 전인 새벽 6시 출근(초번 근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공휴일 근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A씨는 공휴일 여러 차례와 초번 근무를 수행하지 못했고, 회사는 수습평가에서 <strong>근태 항목 50점 감점</strong>을 매겨 70점 미만으로 본채용을 거부했다.

<strong>1심 서울행정법원(2018구합50376)</strong>은 A씨 손을 들어줬다. 판결의 핵심은 이랬다.

"회사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형식적으로 규정만 적용했다. 근태 항목에서 전체 점수의 절반을 감점당하는 결과가 초래되었으므로, 본채용 거부는 사회통념상 타당하다고 볼 합리적인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런데 <strong>항소심 서울고등법원(2019누41456)</strong>에서 결론이 완전히 뒤집혔다. 고등법원은 이렇게 판단했다.

"공휴일 근무와 초번 근무는 도로 요금 관리 직무의 특성상 필수 업무다. 회사가 초번 근무 시 외출을 허용하는 등 나름의 배려를 했음에도, 근로자가 정당한 절차 없이 거부했다. 근무시간 준수는 근로의 본질적 의무로서, 근태 항목 비중이 높다고 해서 불합리하다 볼 수 없다."

같은 사실관계, 같은 증거. 그런데 1심은 "회사 잘못", 항소심은 "근로자 잘못"이 됐다. 무엇이 판단을 갈랐을까.


<h3>2개월 만에 잘린 안전관리자</h3>

또 다른 사건을 보자. 토공사업 회사에 안전관리자로 입사한 B씨(서울행정법원 2023구합77993). 3개월 수습기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회사는 <strong>2개월 만에</strong> "업무능력, 태도, 기타 실적 등을 고려할 때 본채용 불합격"이라고 통보했다.

법원은 회사의 본채용 거부를 <strong>부당해고</strong>로 판단했다. 이유가 두 가지였다.

<strong>첫째, 서면통지의 구체성 부족.</strong> 회사는 "업무능력과 태도 등을 고려"했다고만 했지,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부족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대법원(2015두48136)은 이미 "시용기간 만료로 해고한다"는 수준의 통지는 효력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근로자가 자기 방어를 할 수 있을 만큼 <strong>구체적이고 실질적인</strong> 사유를 적어야 한다.

<strong>둘째, 평가자의 부적격.</strong> 평가를 담당한 상급자들이 B씨와 실제 함께 근무한 기간이 최소 이틀에서 한 달에 불과했다. 3개월 수습기간 중 2개월밖에 안 된 시점에서, 그것도 며칠밖에 같이 일하지 않은 사람이 "업무능력 부족"을 판단한다? 법원은 이런 평가에 신뢰를 두지 않았다.


<h3>대법원이 일찌감치 경고한 것</h3>

사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수습 해고의 함정을 경고해왔다. <strong>대법원 2002다62432 판결</strong>에서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수습 직원을 탈락시킨 회사에 제동을 걸었다.

회사는 지점별로 C등급, D등급 해당자 수를 <strong>할당</strong>해놓고,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수습 직원의 본채용을 거부했다. 대법원은 "평정표만으로는 업무수행능력이 어느 정도로, 어떻게 부족했는지 알 수 없다"며 본채용 거부의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핵심은 단순했다. <strong>"왜 이 사람이 부적격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 아무리 수습이라도 자를 수 없다.</strong>


<h3>승패를 가른 3가지 핵심</h3>

이긴 사건과 진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패턴이 보인다.

<strong>1. 서면통지에 "구체적 사유"를 적었는가</strong>

"수습기간 만료로 해고" -- 이건 사유가 아니다. "OO 업무에서 OO 기준 미달, 구체적으로 OO 건에서 OO한 문제 발생" 수준이어야 한다. 대법원 2015두48136 판결 이후, 이건 선택이 아니라 <strong>필수</strong>다.

<strong>2. 평가기준이 사전에 마련되어 있었는가</strong>

수습 직원에게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겠다"고 미리 알렸는가. 알리지 않은 평가는 "사후적 변명"으로 취급된다. 고속도로 요금소 사건에서 항소심이 회사 손을 들어준 것도, 수습평가 기준(근태 배점 포함)이 <strong>사전에 정해져 있었기 때문</strong>이다.

<strong>3. 개선 기회를 주었는가</strong>

수습기간은 "관찰"만의 기간이 아니다. 부족한 점이 보이면 알려주고, 고칠 기회를 줘야 한다. 토공사업 B씨 사건에서 법원이 특히 문제 삼은 것도, 3개월 중 2개월 시점에서 아무런 피드백 없이 곧바로 "불합격"을 통보한 점이었다.


<h3>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h3>

수습 해고(본채용 거부)를 검토하고 있다면, 아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ul> <li><strong>수습평가 기준표</strong>가 입사 시점에 서면으로 교부되었는가</li> <li>평가 항목과 배점이 <strong>구체적으로 세분화</strong>되어 있는가</li> <li>평가자가 해당 직원과 <strong>실제 함께 근무한</strong> 사람인가</li> <li>수습 중 <strong>중간 피드백</strong>(면담, 개선 요구)을 했는가</li> <li>본채용 거부 서면에 <strong>"무엇이, 왜, 얼마나 부족했는지"</strong>가 적혀 있는가</li> <li>해고 서면에 <strong>해고 시기</strong>까지 명시했는가 (근로기준법 제27조)</li> </ul>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수습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이 부당해고 판정으로 돌아온다.

<strong>한 줄 정리: 수습 해고가 일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된다는 말은, '쉽게' 인정된다는 뜻이 아니다. 구체적 기준, 사전 고지, 개선 기회 --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수습이든 정규직이든 결과는 같다.</st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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