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1. 4. 22. 선고 2018구합75801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직장내괴롭힘
핵심 쟁점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의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
판정 요지
판정 결과
법원은 망인의 자살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근로자 유족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하였
다.
핵심 쟁점
상사의 질책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망인을 정신적 이상 상태에 이르게 하여 자살로 연결되었는지가 문제였
다. 특히 업무상 스트레스가 정상적 판단 능력을 상실시킬 정도였는지가 핵심 쟁점이었
다.
판정 근거
망인은 안정적 고소득과 양호한 신용등급 등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였고,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진단 이력이 없어 업무 외 요인을 배제하기 어려웠
다. 업무상 재해(근로자가 업무로 인해 입은 부상·질병·사망)로 인정되려면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업무가 사망의 주된 원인임을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관계)가 증명되어야 하나, 이를 뒷받침할 의학적·객관적 근거가 부족하였다.
판정 상세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의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결과 요약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여, 원고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 취소 청구를 기각
함.
사실관계
망인 B은 D협회 금융투자교육부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6. 10. 4. E역 구내 선로에서 전동열차에 치여 사망
함.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18. 1. 23.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8. 6. 5. 부지급 결정
함.
원고는 망인이 과중한 업무와 상사의 과도한 질책, 인신공격성 지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적 이상상태가 지속되다 자살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
함.
망인은 사망 당시 H 담당으로 사업기획, 도제특구 운영위원회 운영, 기업 선정위원회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
함.
망인의 업무노트에는 상사 K 부장과의 갈등을 암시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K는 망인 사망 후 징계 및 퇴사
함.
망인은 2016. 5. 4. I한의원에서 심혈허증 진단을 받았으며, 담당 한의사는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
힘.
망인은 사망 당일 K 부장과 사무실 여직원에게 병원 방문을 이유로 출근이 늦을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
냄.
망인은 사망 당일 지인에게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
다. 그냥 죽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
냄.
망인은 2015년 세전소득 1억 1천만원 이상, 2016년 사망 시점까지 9천 6백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었고, 상당한 자산과 2등급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었
음.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업무상 재해 인정 요건 및 자살의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
업무상 재해는 업무수행 중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며,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함.
인과관계는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로써 판단되어야 함.
근로자가 업무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거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러한 질병으로 인해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음.
다만, 자살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생하고 그 우울증이 자살의 동기 내지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곧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됨.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및 직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살자에게 가한 긴장도 내지 중압감의 정도와 지속시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황과 자살자를 둘러싼 주위 상황, 우울증의 발병과 자살행위의 시기 기타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기존 정신질환의 유무 및 가족력 등에 비추어 그 자살이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에 기인한 것이 아닌 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음.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자살의 원인이 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업무에 기인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나, 자살에 이를 수밖에 없었는지는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함.
법원은 망인의 업무가 과중하였다는 주장에 대해, 회사의 주장, 망인의 휴가 사용일수, 시간외 근무 신청 내역, 부서 인력 충원 등을 고려할 때 업무가 과중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함.
법원은 망인이 K 부장의 과도한 질책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D협회가 K의 징계사유가 망인과 무관하다고 밝힌 점, 망인의 업무노트 기재 내용과 사망 시점의 시간적 간격, K가 망인에게 과도한 질책이나 폭언을 하였다고 볼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함.
법원은 심혈허증이 정신질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담당 한의사의 진료차트에 회사 업무로 인해 증상이 나타났는지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함.
법원은 망인의 유서가 없어 자살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판단함.
결론적으로, 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함.관련 판례 및 법령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2010. 1. 27. 법률 제99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1항
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3797 판결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 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두8009판결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4644 판결
참고사실
망인은 2014. 11. 17. 과장으로 승진
함.
D협회의 노조위원장은 망인이 K 부장의 괴롭힘을 받아 자살했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K는 부하직원에 대한 부당행위 등으로 징계 후 퇴사했다고 진술
함.
D협회 직원이던 AL는 "K가 망인을 갈구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
음.
검토
본 판결은 업무상 재해로서 자살을 인정하기 위한 엄격한 인과관계 증명을 요구하는 기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
함.
특히,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질환 발병 간의 인과관계는 인정될 수 있으나, 그 정신질환이 자살로 이어질 정도의 심각한 상태였는지, 그리고 그 상태가 사회평균인이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에 기인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함을 시사
함.
본 사안에서는 망인의 업무 강도, 상사와의 관계, 정신과적 진단 내용, 자살 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으나, 업무와 사망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
임.
특히, 유서가 없어 자살 동기를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 인과관계 입증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
됨.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의 경우, 업무 강도, 직장 내 괴롭힘, 정신과 진료 기록, 자살 동기 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 확보가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