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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2026년 4월 6일판례 분석팀

🎯 회사가 '해고한 적 없다'고 버틸 때 — 해고부존재 확인 판정례

같은 '출근하지 마'인데, 해고로 인정된 사건과 기각된 사건의 결정적 차이

사장이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고 말했다. 그런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니, 회사 쪽 답변은 이랬다. "해고한 적 없습니다. 자기가 나간 겁니다."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 중 상당수는 이 장면에서 시작된다. 해고 자체의 정당성을 따지기 전에, '해고가 존재하는지'부터 싸워야 하는 것이다. 해고의 존부(存否)가 인정되지 않으면, 정당한 해고인지 여부는 아예 심리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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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고 말했다. 그런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니, 회사 쪽 답변은 이랬다. "해고한 적 없습니다. 자기가 나간 겁니다."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 중 상당수는 이 장면에서 시작된다. 해고 자체의 정당성을 따지기 전에, '해고가 존재하는지'부터 싸워야 하는 것이다. 해고의 존부(存否)가 인정되지 않으면, 정당한 해고인지 여부는 아예 심리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해고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없었다'고 판단될까? 최근 판정례를 통해 그 기준을 살펴보자.

해고 인정: 카카오톡 한 줄이 해고가 된 사건

2025년 10월, 한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직원을 통해 오후 8시 35분에 근로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용은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것이었다.

회사 측은 "권고사직이었고 근로자가 동의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는 달랐다. 근로자가 사직에 동의했다는 증거가 단 하나도 없었다. 결국 그 메시지는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해고'로 인정됐다.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도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으로 부당해고 판정이 내려졌다(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26. 1. 12. 판정).

금전보상명령액은 약 1,313만 원이었다.

해고 인정: "짐 챙기러 간다"는 말을 퇴사 의사로 볼 수 있을까

2025년 7월, 근로자가 회사에 "○○글로벌에서 짐을 챙겨오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회사는 이것을 퇴사 의사표시로 해석했다.

노동위원회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그 메시지는 업무 습득을 위해 일시적으로 근무했던 곳에서 짐을 가져오겠다는 의미이지,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더 결정적인 증거가 있었다. 이틀 뒤 근로자는 회사에 "계속 근로를 원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회사는 "다시 채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통보했다(지방노동위원회 2025. 12. 12. 판정).

근로자가 계속 근로 의사를 표시했는데 회사가 거부했다면, 그것은 해고다. 금전보상액은 약 1,279만 원으로 산정됐다.

해고 인정: 사직서 낸 직원에게 퇴사일 앞당기면?

근로자가 이미 5월 7일자로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그런데 회사는 4월 22일, 센터장을 통해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노동위원회는 사직서에 명시된 퇴사일 이전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퇴사일에 대해 근로자와 사전 협의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해고사유를 서면 통지하지도 않았으므로 부당해고 판정(지방노동위원회 2025. 7. 4. 판정).

다만 이 경우 금전보상액은 약 129만 원으로, 사직서의 원래 퇴사일까지의 임금 상당액만 인정됐다. 어차피 퇴사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해고 부존재: 권고사직 거부 후 출근을 안 한 경우

반대 방향의 사건도 있다. 회사가 면담에서 사직합의서를 꺼내 들었다. 근로자는 권고사직을 거부했다. 그러자 회사는 "근로계약이 유지된다"고 알려주며 출근을 촉구했다.

하지만 근로자는 출근하지 않았다. 대체자가 채용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계정이 차단된 것도 아니라 비밀번호만 변경된 수준이었다. 노동위원회는 사직 권유만으로는 해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정했다(지방노동위원회 2025. 12. 31. 판정). 기각.

해고 부존재: "출근하지 말라"고 말한 사람에게 해고 권한이 없었던 경우

회사 직원 중 일부가 근로자에게 "출근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자체는 인정됐다. 하지만 노동위원회는 그 직원이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는 결정 권한이 있는 사람인지를 따졌다.

결론: 해고 권한이 없는 직원의 발언이었다. 게다가 근로자는 보직변경 요청을 거부한 뒤 다른 사업장에 재취업했고, 회사에 아무런 이의제기도 하지 않았다. 해고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정(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26. 2. 19. 판정).

해고 부존재: 해고예고수당까지 받았는데 해고가 아니라고?

가장 반전이 큰 사건이다.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도 받고, 해고통지서도 받았다. 누가 봐도 해고 아닌가?

그런데 녹취록이 이 사건의 판세를 뒤집었다. 녹취를 보면, 근로자가 먼저 "해고 형식을 취하되 프리랜서로 전환하여 계속 업무를 수행하자"고 제안했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그리고 실업급여 수급을 위해 해고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정황이었다.

실제로 양측은 프리랜서 전환 후 수수료율 8%, 법인 설립 상담, 추가 업무 보수 지급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해고통지 이후에도 근로자는 정산금 370만 원을 수령했다.

노동위원회의 결론: 해고통지서는 합의 내용을 담은 형식적 서면에 불과하고,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려는 의사표시가 아니다. 해고 부존재(지방노동위원회 2025. 11. 19. 판정).

승패를 가른 핵심: 세 가지 기준

위 판정례들을 관통하는 패턴이 있다.

첫째, 누가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를 먼저 표시했는가.
대법원은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해고로 본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근로자가 먼저 사직 의사를 밝혔다면 해고부존재로 갈 가능성이 높고, 사용자가 먼저 종료를 통보했다면 해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근로자가 계속 근로 의사를 표시했는가.
'계속 일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는데도 회사가 거부했다면, 해고 존재가 인정된다. 반대로 권고사직을 거부한 뒤 출근도 하지 않고, 이의제기도 없었다면 해고부존재로 귀결된다.

셋째, 객관적 증거가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가.
카카오톡 메시지, 녹취록, 사직서, 해고예고수당 지급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어느 쪽 주장을 뒷받침하느냐가 결정적이다. 해고예고수당을 받았더라도 녹취에서 근로자가 해고 형식을 요청한 정황이 드러나면 해고부존재가 된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 근로자 입장: 해고를 당했다면, 즉시 "계속 근로 의사"를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남겨야 한다. 아무 이의제기 없이 시간이 흐르면 '자발적 퇴사'로 뒤집힐 수 있다.
  • 사용자 입장: 권고사직을 거부당한 경우, "근로계약이 유지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고지하고 출근을 촉구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 이것이 해고부존재 판정의 결정적 증거가 된다.
  • 메시지 해석 주의: 카카오톡이나 문자의 한 줄이 해고 통보로도, 사직 의사표시로도 해석될 수 있다. 모호한 메시지는 반드시 후속 확인을 거칠 것.
  • 녹취의 위력: 서면 증거(해고통지서, 해고예고수당)가 있더라도 녹취록이 실질적 합의 과정을 보여주면 결론이 뒤집힌다.
  • 해고 권한 확인: '출근하지 말라'는 말을 누가 했는지 중요하다. 대표이사나 인사권자가 아닌 단순 직원의 발언은 해고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한 줄 정리: 해고의 존부는 '누가 먼저 관계를 끊었는가'와 '그 증거가 있는가'로 갈린다. 말이 아니라 기록이 판정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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