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가 팔렸다, 내 근로계약은 따라가나 — 영업양도 승계 인정·거절 판정례 6선
물적 분할·병원 매각·용역업체 교체까지, 영업양도 판정례로 보는 고용승계의 경계선
회사가 다른 법인에 팔렸다. 그런데 새 사장은 "당신은 안 받겠다"고 한다. 이미 수년간 다닌 직원이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영업양도(사업 매각·양도) 때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자동 승계된다. 대법원이 수십 년간 일관되게 확인한 법리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계약 만료자라서 제외됩니다", "새 회사와는 새로 계약하셔야 합니다"라는 말이 여전히 반복된다. 어디서 이기고 어디서 졌는지, 판정례로 정확히 살펴본다.
회사가 다른 법인에 팔렸다. 그런데 새 사장은 "당신은 안 받겠다"고 한다. 이미 수년간 다닌 직원이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영업양도(사업 매각·양도) 때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자동 승계된다. 대법원이 수십 년간 일관되게 확인한 법리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계약 만료자라서 제외됩니다", "새 회사와는 새로 계약하셔야 합니다"라는 말이 여전히 반복된다. 어디서 이기고 어디서 졌는지, 판정례로 정확히 살펴본다.
영업양도 때 내 근로계약은 어디로 가나
영업양도란 사업의 실질적 조직·인력·설비 전체가 동일성을 유지한 채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건물이나 기계만 파는 '자산양도'와 다르다. 법원은 영업의 동일성이 유지되면 근로관계는 별도 합의 없이도 양수인에게 포괄 승계된다고 본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33173). 이 원칙은 2020년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에서 한층 더 강화됐다. 영업양도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됐더라도, 그 해고 자체가 무효라면 근로관계는 양수인에게 승계된다고 판시했다.
문제는 "영업양도에 해당하는지" 자체가 분쟁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이다. 판정례에서 승부를 갈라온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 인적 조직의 동일성: 기존 근로자의 상당수가 그대로 일하고 있는가
- 물적 조직의 동일성: 시설·장비·고객 데이터가 그대로 이전됐는가
- 사업 목적의 계속성: 동일한 사업을 계속 영위하고 있는가
이긴 사건 — 승계를 인정받은 경우
사건 1: 병원이 이름만 바꿔 운영됐다 (중노위 2022부해, 2022. 11. 15.)
병원1이 병원2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명칭, 장소, 진료과목이 동일했고 기존 근로자 14명 중 11명이 그대로 병원2에서 일했다. 환자 기록도 그대로 인계됐다. 사용자2는 "계약서를 따로 안 썼으니 승계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의약품 매매계약 형식을 빌렸더라도 영업의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특정 근로자를 정당한 사유 없이 고용승계에서 배제한 것은 부당해고와 동일하게 처리되며, 금전보상 신청도 받아들였다.
사건 2: 구조조정 전 해고 후 매각, 그래도 양수인이 책임진다 (중노위 2023부해, 2023. 5. 15.)
요양병원이 매각을 앞두고 직원 1명에게 권고사직을 요구했다. 다른 직원 83명은 권고사직에 응했지만 이 직원만 거부하자 해고했다. 이후 병원은 양수인에게 넘어갔다. 양수인 측은 "해고는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라며 구제명령 이행을 거부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양수인이 해고 이전에 부당하게 해고된 근로자의 근로관계도 원칙적으로 승계하므로, 구제명령 이행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정했다. 경영상 해고 절차(근로기준법 제24조)도 전혀 지키지 않아 해고의 정당성 자체가 없었다.
사건 3: 물적 분할도 영업양도다 (중노위 2025부해, 2025. 9. 9.)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문을 떼어 신설 자회사를 만들었다(물적 분할). 회사 측은 "법인이 다르니 근로관계는 따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물적 분할도 인적·물적 조직을 동일성 있게 이전하는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봐 근로관계가 포괄 승계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신설 회사가 해고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어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근로자가 구제신청을 잘못된 상대방 하나만을 지정한 것이 패착이었다.
진 사건 — 승계가 부정된 경우
사건 4: 차량과 면허만 샀다, 사람은 안 샀다 (중노위 2023부해, 2023. 7. 31.)
택시회사가 다른 법인에 택시 차량과 운송사업면허권만 넘겼다. 계약서 제15조에 "채무 일체를 인수하지 않는다"고 명시됐고, 고용승계 조항도 없었다. 퇴직금까지 정산하고 근로계약을 종료한 상태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핵심 시설·자산 일부만 이전되고 부대시설·채무 등은 제외됐다면 영업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영업양도가 아니라 자산양도였으므로 고용승계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건 5: 계약 만료 후에는 기대권이 없다 (중노위 2025부해, 2025. 4. 3.)
영업양도 시점에 이미 기간제 근로계약이 만료된 근로자들이 "우리도 새 회사에 고용승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영업양도 시점에 이미 근로계약이 종료된 자는 고용승계의 전제가 되는 근로관계 자체가 없으므로 고용승계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계약서·취업규칙·지침 어디에도 만료자까지 보호하는 규정이 없었고, 사전에 "제외됩니다"라는 통지도 있었다.
사건 6: 용역업체 교체는 영업양도가 아니다 (중노위 2021부해, 2021. 11. 15.)
아파트 경비·청소 용역업체가 경쟁 입찰로 교체됐다. 기존 근로자들은 새 업체에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입찰공고에 고용승계 의무 조항이 없고, 경쟁 입찰을 통해 위탁받은 것에 불과하다면 영업양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일부 근로자를 신규채용한 것도 "업무 연속성을 위한 것"일 뿐 승계가 아니라고 봤다.
승패를 가른 핵심 — 세 가지 판단 기준
- 영업의 동일성: 인력·설비·거래처·고객 데이터가 그대로 이전됐는지가 제1기준이다. 간판만 바꿔도 실질이 같으면 영업양도다. 차량·면허만 넘어가면 자산양도다.
- 근로관계의 현존 여부: 양도 시점에 유효한 근로계약이 있어야 승계 대상이 된다. 기간제 계약이 만료된 뒤라면 승계 주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 배제 사유의 정당성: 특정 근로자만 승계에서 제외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유 없이 특정인을 빼면 부당해고와 같이 처리된다. 단,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근로기준법 제24조)을 갖추면 예외가 가능하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 계약서에 "고용승계 불보장" 조항을 넣어도 전부 유효하지는 않다. 영업의 동일성이 인정되면 당사자 합의만으로 근로관계 승계를 배제할 수 없다(대법원 93다33173 등 일관).
- 양도 전에 해고해도 그 해고가 부당하면 양수인이 승계한다. "우리가 한 해고가 아니다"는 항변은 먹히지 않는다(중노위 2023부해, 2023. 5. 15.).
- 기간제 근로자라면 계약 만료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영업양도 예정일 전에 계약이 끝나면 승계 주장이 어렵다(중노위 2025부해, 2025. 4. 3.).
- 물적 분할·인적 분할도 영업양도에 해당할 수 있다. 법인이 달라도 실질이 같다면 근로관계는 따라간다(중노위 2025부해, 2025. 9. 9.).
- 구제신청 상대방을 잘못 지정하면 패소한다. 양도인과 양수인 양쪽을 동시에 신청하거나, 양수인을 주된 상대방으로 지정해야 한다.
- 용역업체 교체(도급 변경)는 원칙적으로 영업양도가 아니다. 단, 입찰공고·위탁계약서에 고용승계 의무가 명시된 경우, 또는 사실상 기존 인력·시설을 그대로 인수한 경우에는 달리 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업양도 때 근로자 동의 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바뀌나요?
근로관계는 동의 없이 포괄 승계되지만, 근로조건이 불이익하게 바뀌려면 별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근로자는 승계 거부 의사를 밝힐 수도 있습니다.
Q. 회사가 팔리면서 나만 빠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당한 사유 없는 승계 배제는 부당해고와 동일하게 취급됩니다. 영업양도 사실과 나만 제외됐다는 점을 소명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 됩니다.
Q. 새 회사는 이전 회사에서 받던 연봉을 그대로 줘야 하나요?
근로관계 전체가 승계되므로 기존 근로조건(임금 포함)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양수인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낮추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Q. 기간제 근로자인데 계약 만료 후 영업양도가 됐습니다. 승계를 요구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승계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갱신기대권이 별도로 인정되는 상황이라면 갱신 거절의 정당성을 다투는 방식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경비·청소 용역업체가 바뀌면 근로관계도 자동 이전되나요?
원칙적으로 자동 이전되지 않습니다. 단, 입찰공고나 위탁계약에 고용승계 의무가 명시됐거나 사실상 인력·설비 전체가 이전됐다면 달리 볼 수 있습니다.
한 줄 정리
영업이 동일성 있게 넘어가면 근로계약도 따라간다 — 단, 넘어갈 근로계약이 살아 있어야 하고, 구제신청은 올바른 상대방을 향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영업양도 시 고용승계를 거부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영업양도 시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된다고 일관되게 판시합니다. 다만 근로자 본인이 자유의사로 거부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Q. 계약 만료 후 영업양도가 이루어지면 고용승계가 되나요?
이 경우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 만료로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된 상태라면 승계할 근로관계 자체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노동위원회는 양도 시점에 유효한 근로관계가 있었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봅니다.
Q. 자산양도와 영업양도는 어떻게 다른가요?
자산양도는 개별 자산(설비·부동산 등)만 이전하는 것이고, 영업양도는 인적·물적 조직의 동일성을 유지한 채 사업을 일체로 이전하는 것입니다. 자산양도는 원칙적으로 고용승계 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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